고형석씨 본재판 첫날 고은숙씨-경찰들 증언
검찰:“수 년간 쌓인 분노가 아들을 수 차례 칼로 찌르게 했다.” 변호사: “신체 증거가 확실하다. 폴 고는 자살이다.” 29일 스코키 쿡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열린 고형석씨의 아들 살해사건 본재판 첫날 고 씨의 부인 고은숙씨가 증인으로 섰다. 재판이 열린 206호실은 30여명의 한인과 취재진, 법학 전공자 등으로 가득 찼다. 고은숙씨와 딸 수란 씨 등 증인 지정자들은 복도에서 대기했다. 오전 10시 30분경 게릿 하워드 담당 판사가 배심원들로부터 선서를 받으면서 시작된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모두 발언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20분간 시간대별로 부자관계 변화와 사건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검찰은 “폴 고는 여러차례 학교와 마약으로 아버지를 실망시켰다. 사건 전 변화 의지를 보였지만 고 씨가 마약을 샀다는 친구 전화에 그 동안의 수치와 분노가 터져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고 씨의 911 신고전화, 시간별 사건도표 등을 준비해 한 시간 가량 변호했다. 또 ▶DNA 및 지문 미발견 ▶법의학적 분석 ▶폴 고 씨의 심리적 상태 ▶수사경찰의 강압수사 등 향후 재판에서 주장할 내용을 밝혔다. 변호인측은 “폴 고의 신체, 칼 어디에도 고 씨의 DNA와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 평소 이상 행동을 했다는 증언이 확보됐다. 시신의 칼 상처도 자살 유형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이어진 증언 심문에서는 사건 당일 고 씨 집에 출동한 노스브룩 경찰 두 명이 당시의 정황과 고 씨의 행동들에 대해 진술했다. 오후 재판에서 검찰은 고은숙 씨를 한 시간 가량 집중 심문했다. 사건 당일 고은숙씨의 거취, 고 씨의 반응, 사건 전 가족관계, 교회 출석 등을 요구한 가족 동의서(Family Agreement)의 진위에 대한 질문 등을 통해 평소 고 씨가 아들을 정신적으로 강압한 것이 아닌가를 이끌어내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고 씨 재판은 30일 오전 10시 스코키 쿡카운티 순회법원 206호실에서 속개한다. 김주현 기자 kjoohyun@joongang.co.kr